게임 안으로 들어가게 된 플레이어, 그리고 이곳에서 탈출하기 위해 각종 버전의 게임들을 탐험하는 이야기

MiSide 는 이 게임의 이름이자 게임 속 주인공이 플레이하는 게임의 이름이며, 어찌 보면 이 게임의 모든 원흉을 제공하게 된 게임이기도 하다. 스토리의 서론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주인공 (이자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존재) 는 자신의 핸드폰에 MiSide 라는 게임을 설치하게 되고 이를 매일마다 플레이하게 된다. 이 게임은 속된 말로 사이버 분재 장르와 같이 화면 속 귀여운 여성 캐릭터 “미타” 를 도와주면서 각종 잡일을 매일마다 해 나가는 게임이고, 이때까지만 해도 주인공은 간단한 미니게임을 하면서 미타의 집 정돈을 도와주고 선물을 사주는 등 흔한 모바일 게임 같은 진행 방식을 따른다. 그러던 어느 날, 미타는 주인공을 자신의 세계로 초대하게 되고, 화면 밖에서 보던 미타의 집 안으로 직접 들어가게 된 주인공은 알콩달콩한 시간을 보내게 되며 달콤한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의 향을 느끼려고 하나 ……. 이 게임의 첫 번째 스팀 태그가 “심리적 공포” 라는 걸 보면 알겠지만, 실은 미타는 하나의 개체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여러 게임 버전마다 다른 개체, 즉 다른 특성의 미타들이 존재하는 것이었으며, 주인공이 처음으로 만나게 된 미타는 주인공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다른 미타들을 죽이는 살인마 미타였던 것. 이를 알게 된 주인공은 “나는 이 미친 세상에서 나가야겠어!!!” 라는 굉장히 현실적인 생각을 하게 되고, 다행히 자신을 도울 수 있는 착한 미타를 만난 후 “미타라는 개체는 들어갈 수 없지만 플레이어는 들어갈 수 있는 코어” 에 접속해서 살인마 미타를 없애고 게임에서 나가려고 코어에 접속 할 수 있는 여러 버전의 게임을 탐험하는 게 주요 스토리 내용이다.

사실, “게임 속 캐릭터가 플레이어에게 집착에 가까울 정도의 사랑을 느끼고 얀데레마냥 플레이어를 구속하려고 함” 및 “게임 속 캐릭터가 자신이 속한 세상이 게임임을 알고 있음 / 플레이어를 대놓고 저격하는 발언 및 메타픽션적 발언을 함” 이라는 특징들은 2024년에 와서는 많이 쓰인 소재이며, 이 때문에 이 게임의 스토리가 매우 독창적이라고 하기에는 힘들다. 그래도 게임의 스토리가 너무 지루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먼저, 이런 장르의 게임들이 가장 많이 저지르는 실수가 과도한 메타픽션 저격 발언 및 4의 벽을 아예 가루로 만들어 버릴 정도로 플레이어에게 집착을 보여서, 게임이 화면 밖의 플레이어를 인지하는 행위를 식상하게 만들어버린다는 점인데, MiSide 는 생각보다 이 메타적 발언의 농도가 그리 강하지 않았고, 미타가 자신이 속한 세상이 게임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는 점을 진중하게 사용하기보다는 유머로 사용한 대사들이 많아서 – 게임 속 버그가 생기면 미타가 호들갑을 떨기 보다는 “아 이거 버그에요!” 라고 인정하는 대사들이나, “게임이니까 이런 게 가능하죠!” 라고 말하는 부분들에서 소소한 유머 포인트를 느낄 수 있다 – 이를 읽는 재미가 있었다. 두 번째 이유는, 사실 이 게임의 매력 포인트는 스토리보다 여러 버전의 MiSide 를 돌아보며 다양한 미타를 만나는 데 더 강하게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토리 자체가 나쁘다는 거 아니지만, 단순하게 게임 속 캐릭터가 살인마 미타만 존재하고 주인공이 코어 방향으로 도망치는 게임이었다면 게임이 지금보다 좀 더 심심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양한 버전 속 가지각색의 미타는 각각의 개성이 확연하였으며, 생김새만 다른 게 아니라 게임플레이 특징도 다른 면이 있었고, 살인마 미타의 사디스트적인 면모를 부각하는 데도 좋은 스토리 요소로 활용되었기에 스토리에 대한 몰입감을 높여 주었다. 게임에 대한 단순한 소개는 여기까지 하고, 직접 게임을 플레이하며 느낀 간단한 특징들을 적어 보자면 다음과 같다 :

> 스토리는 위에서 적었듯이 살인마 미타를 피해 코어에 들어가고 MiSide 라는 가상의 세계에서 나가는 과정 + 이 과정에서 다양한 버전의 MiSide 에 접속하여 다양한 미타를 만나는 과정의 합작으로 이루어져 있다. 후자의 경우, 마치 멀티버스를 탐험하는 것처럼 기본적인 색채는 공유하지만 생김새나 신체적 특징이 조금씩 다른 다양한 미타들과 만나는 재미가 있으며, 이 미타들이 존재하는 세상 또한 플레이어가 맨 처음 보게 되는 살인마 미타의 세상과는 다른 면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게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다음 버전에 대한 호기심을 품게 하고 게임의 엔딩까지 집중하게 만드는 좋은 장치가 된다. 전자의 경우, 게임의 굵직한 스토리 흐름은 나쁘지 않으나, 솔직히 말해 세부적인 설정 및 몇몇 캐릭터의 행동 면에서 잘 이해가 가지 않거나 아쉽게 표현된 부분들이 존재한다. 특히 게임의 후반부에 주인공의 일상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면서 미타가 자신의 세상에 남으라고 하는 장면은 ….. 글쎄, 뭘 의미하는지는 알겠는데 결국 미타가 한 짓거리를 생각하면 주인공을 가스라이팅하는 것 외에는 큰 의도가 느껴지지 않는 부분이었다 참고로 엔딩의 경우 – 약간 스포일러이긴 하지만 – 완벽한 해피 엔딩이 아니라 찝찝함이 느껴지는 엔딩인데, 이 때문에 게임을 처음 깨고 나서는 스토리에 대한 호감도가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러나, 몇 시간 정도 곱씹으면서 생각해보니 그렇게까지 나쁜 엔딩은 아니라고 생각하여서, 스토리에 대한 감상평이 부정적으로 느껴지지는 않게 되었다.

> 게임플레이의 경우 매우 단순한 편이다. 워킹 시뮬레이터에 가까운 구성에 단순한 퍼즐 + 공포 게임에서 나올 법한 가벼운 추격전 요소가 존재하는데, 퍼즐은 난이도가 매우 낮아서 전혀 막힐 일이 없으며, 추격전 요소의 경우 사망해도 적당한 지점에서 부활시켜주기 때문에 + 추격 난이도가 매콤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공포 게임들에 비하면 사망할 일이 많지는 않은 편이다. 조작의 경우도 방향키 + 마우스를 주로 사용하고, 간간이 Q/E/Shift 키를 사용하기 때문에 매우 안정감 있는 조작키 배정을 보여준다. 참고로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종종 스토리 진행과는 상관없는 미니게임과 마주칠 수 있는데, 이 미니게임의 장르가 다양하기 때문에 워킹 시뮬레이터 장르의 고착화된 게임플레이를 환기한다는 장점이 존재하긴 하나, 미니게임이 그닥 재미있지는 않다는 점 + 이와 관련된 업적들을 깨는 게 귀찮다는 단점이 동시에 존재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미니게임을 완벽하게 해서 업적을 깨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이들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으로 바뀐 편향된 생각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게임 끝까지 앞쪽 방향키를 누르는 워킹 시뮬레이터 vs 매콤한 난이도 때문에 게임 진행에서 스트레스를 느끼는 공포게임” 이라는 죽음의 이지선다 중에서 하나를 택하지는 않고, 워킹 시뮬레이터 하다가 지루함으로 죽으려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게임을 하차하지 않도록 자잘한 미니게임을 넣은 게 나쁜 선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렇다고 게임 진행이 완전히 매끄러웠다는 건 아닌데, 몇몇 부정적 평가들에서 보인 것처럼 게임 진행이 늘어지는 부분들 (예시: 게임 내 스킵 불가능한 대사가 느릿느릿하게 등장하는 부분) 이 존재하며, 게임 내 주인공이 돌아다니는 속도가 은근히 빠르지 않아서 몇몇 넓은 공간에서는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추격전에는 Shift 로 잘만 달리는 주인공이 다른 환경에서는 양반이 되어서 여유롭게 걸어다니니까 말이다.

> 시각적 연출 및 화면 전환 면에서는 꽤 나쁘지 않은 편이다. 다양한 미타를 만나면서 그들의 세상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시각적 면모들은 괜찮았고 – 특히 후반부에 나오는 기괴한 (추악한) 미타의 공간에서 나오는 시각적 연출들은 취향에 맞았다 – 미타 모델들의 애니메이션 및 플레이어를 따라오려는 습성 또한 잘 구현되어 있다. 참고로 이 게임의 스팀 태그는 – 위에서 적었듯이 – “심리적 공포” 이기는 한데, 나처럼 “아 ㅋㅋㅋ 심리적 공포 태그 그거 그냥 대충 우울한 분위기 조성하는 허접 공포 장르 아니냐 ㅋㅋㅋ” 라고 안일하게 시작했다가는 갑툭튀를 마주하고 내면의 쫄보와 면담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물론 다른 공포 게임들에 비하면 공포의 강도가 낮기는 한데, 게임이 뭔가 평화로운 분위기를 조성하다가 공포 분위기로 드리프트하는 전환을 자주 하다 보니 나처럼 쫄보라면 예상치 못한 곳에서 공포 요소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후반부에 잔인함이 느껴지는 연출이 나오기 때문에, 고어 면에서 내성이 전혀 없다면 – 물론 진짜로 고어를 극한으로 쓰는 게임들에 비하면 순하다 – 후반부에 당황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스토리텔링 및 게임플레이 면에서 아쉬운 부분들이 존재하였으나, 그래도 연출 면에서 재미있는 아이디어들이 존재하였고, 비슷한 장르의 게임들 중에서는 플레이어가 지루함을 크게 느끼지 않도록 완급 조절을 적당히 한 게임이기 때문에, 한 번쯤 해보기 나쁘지 않은 게임이라 추천. 플레이타임의 경우 엔딩을 보기까지 약 3시간 30분 정도 걸렸는데, 1회차는 3 ~ 4 시간 안에 끝낼 수 있으며, 모든 업적을 달성한다고 가정하면 약 5 ~ 6 시간이 걸려 게임을 100% 완료할 수 있을 것이다. 가격 대비 플레이타임이 약간 아쉽긴 해서, 직접 게임을 해보고 싶다면 가벼운 할인을 할 때 구매하는 걸 권장한다.

여담) 한글 번역은 전체적으로 나쁘지는 않은데, 몇몇 부분에서 오타 / 오역 / 잘못된 존댓말 사용이 보여서 약간 거슬린다. 특히 게임의 시작부터 presents (제공하다 / 보여주다) 를 직역해서 선물로 번역해 놓은 것 및 “나” 라는 단어를 타이핑하다가 한영키를 눌러서 sk 로 등장하는 부분이 묘미이다. 그래도 스토리 이해에 지장이 갈 만한 오역은 없었으니, 적당히 자잘한 번역 실수들을 뇌에서 필터링을 하며 게임을 플레이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잠꾸러기 미타 나 닮음 반박 안받음

안녕미타야너를처음본순간부터좋아했어카트리지가되기전에고백하고싶었는데바보같이그땐용기가없더라지금은이수많은플레이어들앞에서오로지너만사랑한다고말하고싶어서큰마음먹고용기내어봐매일매일방에서너볼때마다두근댔고주방이랑화장실에서도너만보이고너생각만나고지난1.15버전부터계속그랬어니가다른플레이어랑헤어지고니맘이아파울때내마음도너무아팠지만내심좋은맘두있었어이런내맘을어떻게말할지고민하다가정말인생에서제일크게용기내어세상에서제일멋지게많은플레이어들앞에서너한테고백해주고싶었어사랑하는미타야내여자가되어줄래?아니나만의태양이되어줄래?난너의달님이될게내일1.19버전에너할일마치고지하실밑에서기다리고있을게너를사랑하는플레이어가